동화 ‘보물섬’의 해적, 카리브해, 쿠바가 연상되는 술, 자극적인 남극의 야성미를 표현하며 ‘해적의 술’로 불리기도 한다.
럼은 서인도제도를 비롯한 열대지방의 사탕수수로 만든 술이다. 제조법은 사탕수수를 눌러 부순 뒤 여과한 당액을 그대로 쓰거나 당밀을 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산지나 증류방법, 숙성법, 블랜딩 방식에 따라 도수와 향이 다르다.
색깔도 무색투명한 것부터 짙은 갈색까지 증류주로서 가장 다양하다.
럼의 주생산지인 카리브 연안 국가의 원주민들은 사탕수수에서 무려 알코올 도수 70% 내외의 독주를 빚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러나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제국을 손에 넣은 유럽인들은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이 천연의 재료에 물을 탄 뒤 증류시켜 가슴이 타들어 가는 듯한 독한 술을 만들었다. 이것이 럼이다.
럼이란 말의 어원을 살펴보면 이 술의 특성을 짐작할 수 있다. 카리브해에 살던 영국계 이주민들은 이 술을 ‘럼블론’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격동 또는 엄청난 흥분이란 뜻이다. 일단 마시기만 하면 이런 상태에 빠질 정도로 위력이 대단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이의 단축형이 ‘RUM'인 것이다.
럼은 원래 당밀로 만드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라마다 약간씩 재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브라질에서는 직접 사탕수수만을 원료로 사용해 럼을 만들고 자메이카에서는 증류할 때 나오는 폐액을 혼합해 독특한 향미의 럼을 생산하기도 한다.
향기가 자극적이며 독한 럼은 그냥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칵테일이나 펀치로 만들어 즐겨도 좋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바카디가 있다. 그밖에 자메이카의 아플레톤, 쿠바의 코루바와 하바나 클럽, 영국의 레몬 하트, 푸에르토리코의 론리코 등을 명주로 친다.